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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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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 정영목 지음
    • 문학동네
    • 2018-09-03

    필립 로스, 헤밍웨이, 알랭 드 보통, 커트 보니것의 번역가 정영목 첫 에세이‘소설은 어떻게 국경을 넘어 우리에게 오는가’- 정영목이 통과한 주요 작가의 작품 세계, 번역가의 눈으로 읽은 삶과 사람두 언어가 서로 닿는 순간 두 언어 사이의 본질적 유사성과 흥미로운 차이들이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인간들의 본질과 차이와 관계, 그리고 둘을 넘어선 제3의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번역은 이 과정을 관장하는 작업이다. 문학과 비문학을 넘나들며 이 작업을 성실하고 훌륭하게 해내는 이가 있으니, 편집자에게는 ‘믿고 맡기는 번역가’로, 독자에게는 ‘믿고 읽는 번역가’로 알려진 역자 정영목이다. 저자 이름 다음에 자리했던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책 두 권을 함께 펴낸다. 그의 첫 에세이이다. 그의 손으로 옮긴 작가의 이름을 꼽아보자면 필립 로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알랭 드 보통, 커트 보니것, 오스카 와일드, 코맥 매카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존 업다이크, 존 밴빌, 윌리엄 트레버, 이창래 등 소위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다.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에서는 정영목이 통과한 주요 작가의 작품 세계와 작가 정신을 담았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옮긴 소설 가운데 특별히 인상 깊었던 작가를 고르고, 그 작가에 대해 써두었던 원고들을 모아 정리하였다. 후반부에 실린 삶과 사람에 대한 짧은 에세이 ‘내가 읽은 세상’에는 ‘인간 정영목-그가 읽고 옮긴 문장-번역가 정영목-그 영향을 받은 인간 정영목’의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낸다.스위드의 비극은 한 고결하고 성실한 인간이 곡진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고 마는 이야기로서, 유대인의 비극이자 미국인의 비극이자 인간의 비극이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목가』는 스위드와는 다른 시대에 다른 곳에서 우리 나름의 삶을 겪어내고 있는 우리의 깊은 곳을 흔들며, 소설이 무엇인지 다시 묻고 있다. (23쪽)『영원한 이방인』이 뛰어난 것은 섬세한 언어로 이 모순된 존재의 내면을 탐사하면서도 나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 곧 세계의 정체를 묻는 일과 같은 것임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외부의 금이 아니라 내부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금에 대한 탐사로 나아가며, 이 금이 단지 평면 위의 선이 아니라 깊은 심연임을 확인한다. 실제로 이 심연은 사람을 삼키는 위험한 곳이며, 헨리는 이곳에서 아들의 죽음과 그의 작은 영웅 존 강의 사회적 죽음을 목격한다. (87~88쪽)까칠한 성격을 매끈한 성격으로 바꾸어 번역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번역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다듬어 누구나 좋아할 만한 환한 얼굴로 만드는 게 아니라 - 그럴 능력도 없거니와 - 음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고 노력하면서, 외려 어두운 부분을 제대로 어둡게 표현하지 못하지나 않았나 걱정을 하게 되니까. (109쪽)그는 첫번째 독자이자 누구보다 치열하고 꼼꼼하게 읽은 이로서, 학자나 비평가의 입장이 아닌 나라와 나라 사이, 언어와 언어 사이의 국경에 서서 기꺼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이로서, 작품의 한층 더 깊은 레이어를 보여준다. 해외문학을 다시 읽는 데 유용한 가이드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문학 읽는 기쁨을 새로이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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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완역본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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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재]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완역본
    • 막스 베버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09-03

    서울대, 뉴욕타임즈 선정 필독서마르크스 『자본론』과 함께 자본주의 논쟁의 양대 산맥!국내 최초 ‘카를 피셔의 반박문과 베버의 답변’ 부록 수록막스 베버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파격적이며, 논쟁이 끊이지 않는 작품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의 기원을 근대 산업혁명과 계몽주의와 합리주의가 아니라, 영국과 미국의 청교도 전통에서 찾았다. 그는 ‘근대 노동 윤리’와 ‘물질적 성공에 대한 지향성’은 시장의 관심과 사업에 대한 기민한 감각, 그리고 기술혁신이 아니라, 16-17세기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하였던 칼뱅주의, 감리교, 침례교 등의 개신교가 지니고 있던 ‘윤리’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그들의 윤리와 종교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했던 그들의 투쟁이 다른 모든 인권을 확보하는 데 모퉁잇돌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논증으로 인해 이 책은 발표 당시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그 격렬함은 오늘날에도 전혀 식지 않았다.우리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이 책을 빼놓고 자본주의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꼭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없더라도 그저 이 책에 담긴 베버의 지성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유익과 즐거움이 될 것이다.근대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저작막스 베버의 이 걸작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대담한 시도 중의 하나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책이다. 1904-1905년에 두 번에 걸쳐 『사회과학 및 사회정책 논총』이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이 논문은 1919년에 확대 증보되어서 1920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1930년에는 영어로 번역되어서,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다. 이 책에 담긴 도발적인 논증을 둘러싼 논쟁은 발표 당시부터 격렬하게 전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논쟁의 격렬함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전혀 식지 않고 있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할까?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가 지금부터 100여 년 전에 발표된 막스 베버의『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굳이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지금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이 거대한 우주와 그 주민인 ‘우리’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다. 막스 베버의 말을 빌면, 17세기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인류사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여 19세기 후반에는 ‘근대 자본주의’가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형성되었고, ‘새로운 인간 유형’이 탄생했다. 그 세계는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것이었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든 장단점, 곧 풍요로운 물질문명, 인간의 소외와 인간성의 상실, 극심한 빈부격차 같은 것들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세계였다. 인류 사회에 닥친 이 거대한 충격파 앞에서 철학자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 1833-1911)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우리를 집어삼키기 위해 몰려오는 저 정신적인 혼돈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을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발견해야 하는 것인가?” 따라서 막스 베버는 우리를 대신해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와 이 기괴한 세계의 시민인 ‘우리’의 뿌리를 찾아주고 있다. 근대 자본주의의 기원이라 불리는 그 뿌리를! 그런데 놀랍게도 베버는 그 뿌리가 너무나 거룩하고 경건한 동기에서 시작됐음을 발견한다. 즉, 그 뿌리는 16세기의 종교개혁으로 인해 출현한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칼뱅에서 시작된 칼뱅주의와 영국판 칼뱅주의인 청교도 신앙이다. 두 번째는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육체와 정신, 그리고 이 두 요소에 대응되는 인류의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근본적인 상관관계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함이다. 많은 사람이 칼뱅주의와 청교도 신앙 자체도 근대 산업혁명과 계몽주의와 합리주의의 산물이었고, 근대 자본주의는 후자로부터 출현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베버는 이 책에서 치밀한 논증을 통해 그러한 상식적인 편견을 깨버린다. 여기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할 두 번째 이유가 생겨난다. 오늘날 근대 자본주의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고도로 발전시킨 나라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이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다. 실제로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전형을 18세기 미국의 기업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에게서 찾는다. 그리고 독일의 자본주의는 베버가 분석한 그대로 지금도 여전히 루터교적인 전통을 따라 중세적인 요소가 혼합된 자본주의이고, 그러한 특징은 유럽의 자본주의 전체에 나타난다. 여기에서 우리는 베버가 ‘윤리’와 ‘정신’이라고 부른 정신문명이 ‘자본주의’ 등과 같은 물질문명의 형태를 규정하고 있음을 본다. 즉, 인간은 기본적으로 육체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물질문명의 거대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문명이 인간을 완전히 결정하고 지배할 수는 없다. 인간은 정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정신적인 정체성(identity) 없이 빵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은 정체성을 잃는 순간 살아갈 힘을 잃고 혼돈상태로 빠져들어 미쳐버린다. 당시에 많은 학자들이 자본주의의 ‘형태’, 즉 물질문명에 대한 관찰에 집중하고 있을 때, 베버는 자본주의의 ‘정신’이 그 물질문명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았고, 그 ‘정신’은 개신교의 신앙 ‘윤리’에서 나왔음을 확인했다. 베버의 논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허술하지 않고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거대하고 웅장하다. 일반적인 박사 논문들을 봉우리라고 한다면, 이 책은 마치 에베레스트 산과 같다. 많은 사람이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어렵다고 말한다. 거기에는 신학, 사회학, 경제학을 비롯한 온갖 학문들이 깊이 다루어지고 있어서 난해하다고 말한다. 고전은 원래 깊은 샘과 같아서, 아는 만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데 굳이 신학과 사회학과 경제학을 비롯한 온갖 학문들을 깊이 알 필요는 없다. 베버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만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굳이 깊이 알 필요도 없다. 베버는 인류 사회에서 놀라운 지성을 지닌 얼마 안 되는 인물들 중 하나다.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지성으로 초대받아서, 그 지성의 숨결을 우리의 능력의 한도 내에서 느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우리에게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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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이야기 - 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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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학]뇌 이야기 - 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 딘 버넷 지음, 임수미 옮김, 허규형 감수
    • 미래의창
    • 2018-09-03

    고려대학교 뇌과학 학회 NewLearn 추천 도서전국과학교사모임 추천 도서인간은 벗을 수 없는 색안경으로 세상을 본다우리의 머리꼭대기에 설치된 말썽쟁이 컴퓨터, 뇌!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팔이나 다리가 없어도 살 수 있다. 편도선이나 맹장 등은 일부러 없애버리는 경우도 있다.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는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심지어 심장도 이식 수술이 가능하다. 우리는 심장을 이식받았다고 해서 기증자의 생각과 영혼이 몸 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뇌의 경우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현재까지는 성공한 사례가 없지만 ‘뇌 이식’은 그것을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윤리적 논쟁에 휘말린다. A의 뇌를 B에게 이식했을 때, 수술 후 B는 A가 되는가 B가 되는가.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뇌 속에는 한 인간의 역사와 현재를 담은 기억이 저장되어 있으며, 뇌는 바로 이 기억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이끌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움직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뇌’가 그렇게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 문제가 발생한다. 뇌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방식과 우리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는 우리의 의견은 아랑곳없이 우리를 위한 위한답시고 기억을 조작하거나 진실을 못 보도록 눈을 가리는 일들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곤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머릿속에는 온갖 방식으로 우리를 골탕 먹이고 괴롭히는 순진무구한 수호천사가 함께 산단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뇌 과학이 아니다앞에서는 띄워주고, 뒤에서는 골탕 먹이는 말썽쟁이 뇌의 사기술저자 딘 버넷은 낮에는 신경과학자로 일하지만 밤에는 스탠딩 코미디를 부업으로 삼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기존에 나와 있는 뇌 과학 도서들의 진지함과 심도 깊은 탐구에서 얼마간 힘을 빼고, 스탠딩 코미디의 소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뇌가 얼마나 엉뚱하고 실수투성인지 보여준다. 더 재미있는 것은 바로 그런 존재에게 인간이 너무도 쉽게, 너무도 자주 속아 넘어간다는 것이다. 뇌는 컴퓨터처럼 입력된 정보를 저장장치에 조용히 넣어두고 사용자가 어느 때든 쉽게 꺼내볼 수 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뇌는 컴퓨터보다 우리를 더 신경 써준다면서 자기 마음대로 정보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어떤 정보는 쓸데없다며 이곳저곳에 숨겨놓고나, 심지어 섞어버린다. 우리는 이를 ‘기억편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되도록 짐짓 객관적인 척하는데, 그래도 뇌의 의도치 않은 이 친절 앞에 우리는 자주 혹한다. 이 친절의 목적은 자신이 모시는 인간이 스스로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피라미를 잡아놓고 숭어를 잡았다거나, 매력적인 이성이 자신의 눈을 쳐다본 것을 상대의 호감으로 바꿔버리는 일처리도 바로 뇌가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뇌는 위험상황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감시견 역할도 한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거나 세균으로 덕지덕지한 바퀴벌레가 바닥을 기어갈 때 ‘음 위험한 사람/세균이 덕지덕지한 바퀴벌레구나, 피해야지’ 하며 인식하고 행동하기에 앞서, 온몸에 힘을 주고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거나 동작을 얼음처럼 멈춰버린다. 이는 뇌가 우리보다 앞서 경고등을 작동시켜 다른 신체부위에 명령을 하달했기 때문이다. 설혹 그것이 실제로는 신발 한 짝이었다거나 그저 허울거리는 그림자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 뻘쭘함은 뇌가 아닌 우리가 감당할 몫이니 말이다. 이처럼 뇌는 자신의 주인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실제로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낄지는 그다음 문제이지만 말이다. 내가 집에 돌아와 이불 킥을 날리는 건 다 ‘뇌’ 때문이야!신뢰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는 있는 인간의 동반자, 뇌에 관한 모든 것총 8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뇌가 우리를 어떻게 돌봐주면서 또한 괴롭히는지 위트가 넘치는 사례들로 가득하다. 어느 때는 슈펴맨보다 더 빨리 우리를 위기 상황에서 구출해주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보다 수만 배 뛰어난 적용 능력과 융통성을 보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당신이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다짜고짜 화를 터트려 대화 상대방을 무안하게 만들거나 지하철 역 사람들이 반대반향으로 우르르 몰려간다며 앞뒤 안 가리고 같은 방향으로 바보처럼 뛰게 만들기도 한다.인간의 뇌는 모든 장기 중에서 최상의 구조물이라거나 뇌를 100퍼센트 활용하게 된다면 판도라 상자가 열리듯 인간에게 신비로운 능력이 부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당혹스러울 것이다. 오히려 수백 만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한 인간의 뇌는 그 과정에서 언젠가는 쓰일 때가 있겠지 하고 온갖 잡다한 구닥다리 프로그램과 영화들을 다운받아 곳곳에 숨겨놓았다가 막상 이를 써먹으려 할 때는 서로 충돌하는 하드웨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과 말들을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이불을 걷어찼던 일들을 떠올려보자, 이는 우리가 뇌의 거부할 수 없는 속삭임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책은 툭하면 실수를 연발하고, 제멋대로이며, 왕고집인 뇌와 그에 항상 속아 넘어가면서도 어느새 다시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기묘한 공존에 관한 탐구서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인 뇌의 사생활과 그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경험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머릿속 1.4킬로그램의 컴퓨터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해할 수는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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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 인공지능 시대에 콘텐츠 제작자로 살아남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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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비즈니스]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 인공지능 시대에 콘텐츠 제작자로 살아남기
    • 고찬수 지음
    • 한빛미디어
    • 2018-12-18

    “예능 PD가 알려주는 인공지능 활용법”> 해답은 현장에 있다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콘텐츠 산업을 바꾸는 현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시한다.“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먼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뉴스 : IT 기업의 DNA를 신문사에 이식시킨 아마존, 그리고 워싱턴포스트* 스포츠 :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20연승의 신화를 쓰다* TV :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의 가치를 증명해보인 넷플렉스* 연예/MCN : 연예인 사업화의 가능성을 보인 가상 캐릭터, 버츄얼 유튜버* 영화 : 인공지능 시나리오 작가, 벤자민* 오디오/음악 : “Amazon Is Everywhere”(아마존은 어디에나 있다), 에코와 알렉사* 사진/이미지 :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멋진 서비스, 꽃 검색* 문학과 예술 : <The Next Rembrandt>, 렘브란트를 소환하다* 게임/교육 : 우리 모두를 감탄시킨 인공지능의 ‘벽돌깨기’ 게임법> 인공지능 시대에 콘텐츠 제작자로 살아남기“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가질 수 있느냐”하는 질문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우리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변혁의 시대, 콘텐츠 혁명을 마주하고 있다.두려움을 버리고 도전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협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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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이기적으로 읽기로 했다 - 대한민국 독서가들을 위한 개인맞춤형 독서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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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나는 이기적으로 읽기로 했다 - 대한민국 독서가들을 위한 개인맞춤형 독서법
    • 박노성 지음
    • 일상이상
    • 2018-09-03

    술술 읽을 줄 알았는데 술술 잠이 온다고?열 번을 읽어도 왜 이해되지 않지?“독서법, 나에게 가장 적합한 개인맞춤형으로 바꿔 봐!”한우리열린교육 박 팀장의 능률독서 프로젝트>> 일과 학업, 가사로 바쁜 대한민국 독서가를 위한 개인맞춤형 5단계 독서법 2018년 2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독서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일과 학업, 가사 때문에 독서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 또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평생교육의 시대에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어차피 책을 읽어야 한다면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지은이 박노성은 독서교육전문회사인 한우리열린교육에서 일하며 직장인과 학생, 학부모, 독서지도사 등 많은 독서가들을 만나왔다. 그동안 그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독서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일과 학업, 가사 등으로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잘 읽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 책의 지은이는 이렇게 말해 주곤 한다. “바쁘지만 우리는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많이 읽는 것이 능사가 아니에요. 나에게 맞는 책을 골라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제대로 된 독서가 필요합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백 권을 읽는 것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독서, 나를 위한 이기적인 독서가 진짜 독서입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지난 10여 년간 많은 직장인과 학생, 학부모, 독서지도사를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맞춤형 독서법인 ‘이기적 독서법’을 개발했다. ‘이기적 독서법’은 포스트잇 독서법, 마인드맵 독서법, 비교독서, 파생독서, 속독, 훑어 읽기, 거꾸로 훑어 읽기, 슬로리딩, 반복독서 등 국내외의 다양한 독서법을 소개하면서, “독서법에는 왕도가 없으니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 없고, 각자의 취향과 생활습관에 맞게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각자에게 맞는 독서법은 따로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기적 독서법’은 철저히 개인맞춤형이다. 심리학의 프레이밍 이론과 다중지능 검사 등을 활용해 각자의 관심사와 목적에 맞는 책을 선별하고, 각자의 생활습관을 고려해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5단계 독서법이다. 이 책은 각자의 취향과 생활습관에 적합한 독서법을 안내하고 있으므로,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대한민국 독서가에게 마중물이 되어줄 것이다. >> 읽고 나서 쓸모없는 독서는 이제 그만! 알뜰하게 쓸모 있는 5단계 석세스 리딩 독서법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막상 독서를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이 책은 독서를 위한 내적 동기부터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심리학의 프레이밍 이론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 각자가 독서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이 책은 각자에게 맞는 책과 독서법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고, 5단계 독서법을 통해 독서의 능률을 높이도록 구성했다. 먼저 1단계인 ‘프레이밍’에서는 심리학의 프레이밍 이론을 활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독서 프레이밍을 설정하도록 했다. 2단계인 ‘3W’에서는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책을 읽는 방법을 담았다. ‘3W’는 ‘Who(누가), Where(어디에서), When(언제)’인데, 각자의 여건에 맞게 어디에서 언제 독서할지를 생각해 보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야근해야 하는 직장인(Who)의 경우에는 독서할 시간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사람은 밤잠을 줄여가면서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책을 읽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 바쁜 직장인이라면 출퇴근하는 지하철(Where)에서 하루에 30분(When)가량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3단계인 ‘2W’에서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독서법을 담았다. 2W는 ‘Why(왜), What(무엇)’인데, 다중지능 검사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목적에 맞는 책을 선택하도록 했다. 4단계인 ‘H’에서는 각자의 여건에 따라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알아보았다. H는 ‘How(어떻게)’인데, 속독, 정독, 백쪽독서 등 여러 독서유형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독서법을 발견하는 법을 소개했고, 어려운 책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방법도 담았다. 5단계인 ‘석세스 리딩’에서는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독서법을 다루었다. 이 단계에서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독서기록장 작성, 필사, 반복독서, 독서모임 활동 등을 소개했다. 한편 이 책은 이러한 5단계 독서법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행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생활 속에서 5단계 독서법을 실천할 수 있는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주는 석세스 리딩 양식’을 부록으로 수록했다. 이 책의 부록에는 5단계 독서법의 전체적인 계획표에 해당하는 ‘능률독서 프로젝트 계획표’, 자신의 독서력을 점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독서 리스트인 ‘감명 깊게 읽은 책’ 표, 자신에게 적합한 독서 장소를 선택하는 ‘독서 장소’ 표, 하루 중 현실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정하는 ‘독서일과표’, 각자의 독서 목적에 따라 읽을 책을 선별하는 ‘도서선정목록’ 등을 소개했다. 이처럼 이 책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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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베팅학 교실 - 실전적 베팅 이론과기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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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여행]스포츠 베팅학 교실 - 실전적 베팅 이론과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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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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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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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09-03

    우리는 과연 이 도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신작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하고 에서 쉽고 재밌게 건축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건축가 유현준이 우리가 매일같이 할 법한 고민을 제목으로 한 신작을 펴냈다. “어디서 살 것인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이 먼 일이 되고 있는 요즘,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고민은 우리를 힘겹게 하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디서 살 것인가』는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 어떤 평수로 이사할 것이냐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우리의 모습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던 저자는 이 책에서 “어디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도시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어디서’는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자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차를 선택할 때 외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그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에 가느냐이듯이 우리가 사는 곳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변화는 당연히 어렵고 시간도 걸리는 일이지만 우리가 살 곳을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말이다.우리가 사는 도시,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우리의 ‘생활’과 ‘건축’과 ‘도시’를 종횡무진하는 독특한 시각과 통찰이 책에서 보여 주는 건축가 유현준의 통찰은 자유로운 공간을 닮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그의 이야기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고, 첨단 과학과 전통이 맞물려 있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다채로운 시공간을 넘나들며 우리 모습을 예리하게 들여다본다. 우리는 저자가 이끄는 대로 고대 종교 건축물의 효시인 괴베클리 테페의 이야기를 읽다가 어느새 현대 한국의 도시로 이동하고 다시 SNS 같은 사이버 공간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눈 깜짝할 새 또 우리 집 앞 골목길로 돌아와 있다.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다. 여러 명의 MC가 쉴 새 없이 말을 주고받는 처럼 중심도 없고 경계도 모호한 특성을 보여 주는 현대 건축들,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듯이 동료들끼리 활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사옥의 형태인 ‘밥상머리 사옥’, 대형 쇼핑몰에는 항상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이유,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것과 사적 공간에 대한 갈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대형화와 고층화가 대세인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공간인 골목길을 지킨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그리고 숨 가쁜 도심에서 벗어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대교 아래 공간 이야기까지.건축물을 둘러보듯이 책의 구석구석을 유영하고 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올 것이다. “과연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일까?” 이 책을 통해 그 기준이 바뀔 수도 있고 혹은 더 단단해질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건축은 우리의 모습을 비춘다”건축이 만드는 사회, 사회가 만드는 건축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가 있지만 이 책은 단연 건축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문을 여는 주제는 다름 아닌 아이들이 12년 동안 생활하는 학교 이야기다(1장). 몇 십 년 동안 한결같이 상자 모양의 4~5층짜리 건물과 대형 운동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건축은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의 아이들이 생활하기에는 너무나 획일적이고 거대하다. 한국에서 이런 구조로 된 대표적인 건축물은 교도소와 학교 둘뿐이다. 둘 다 운동장 하나에 4~5층짜리 건물과 담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창문 크기를 빼고는 공간 구성상의 차이를 찾기 힘들다. 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올 수 없듯이 교도소 같은 건물에서 획일적인 교육 아래 12년 동안 커 온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닭으로 키우고 독수리처럼 날라고 하는 격이다. 대형 학교 건물 안의 똑같은 교실, 숫자만 다른 3학년 4반에서 커 온 아이들은 대형 아파트의 304호에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통계를 보면 지난 40년간 학생 1인당 사용하는 실내 면적은 7배 늘었는데, 학생들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 각종 특별활동실, 체육관, 식당, 강당, 도서관 같은 내부 시설은 늘어났지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다양한 취향과 결이 사라지지 않고 창의성이 빛날 수 있도록 학교 건물은 더 작은 규모로 나누어져야 하며, 그 앞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놀 수 있는 갖가지 모양의 작은 마당과 외부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건이 안 되면 테라스라도 만들고, 다양한 형태와 높이의 천장과 다양한 모양의 교실도 필요하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학교 이야기에서 더 절실하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크는 아이들이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고대 건축물 괴베클리 테페부터 미래 도시의 지하 농장과 도로 발전소까지, 익선동의 골목길부터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까지,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직조해 나가는 도시의 얼굴파라오와 진시황제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우리가 역사를 가정할 수는 없지만 건축과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물음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다. 파라오와 진시황제는 권력의 과시와 생존을 위해 ‘피라미드’와 ‘만리장성’이라는 거대한 건물을 지었다. 이 건물들이 온몸으로 내뿜고 있는 거대한 무게를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공식으로 환산해 보면 둘의 힘의 차이가 드러난다(6장).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건축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일면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왜 SNS를 많이 할까? 1인 가구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점점 좁아지는 주거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SNS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여유 공간은 없어지고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피라미드나 만리장성을 지을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시선의 집중을 받는 사람이 권력을 갖듯이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자원 삼아 권력을 조금씩 수집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이 그리스 민주 사회에 끼친 영향도 유추해 볼 수 있다. 관객들이 아래를 내려다보게 되어 있는 이 같은 원형극장이 있었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배우가 되면 시선 집중을 받을 수 있는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 말은 국민 누구나 권력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권력자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서 시선의 집중을 받았다면 관객이 아래를 내려다보게 되어 있는 디오니소스 극장에서는 그 위치가 바뀐다. 왕이나 제사장이 아니라 일반 국민도 언제든지 시선 집중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고 평등한 권력의 공간 구조를 제공하는 디오니소스 극장이 그리스 민주주의 사회를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공간 구조를 참조해 21세기형 원형극장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7장).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그 건축 공간들로 인해 우리 삶의 모습도 조금씩 바뀌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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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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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 김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11-12

    “마땅히 사과받아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노래”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수록된 『코끼리』의 작가 김재영 신작 소설집!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자들의 삶과 그들의 인권문제를 선구적으로 다룬 『코끼리』의 작가 김재영의 신작 소설집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이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자본과 개발의 논리에 삶터가 무너지고 생존을 위협받는 보다 확장된 의미로서의 ‘이주민’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마땅히 사과받아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소설집에 실린 여덟 편의 작품은 방치된 이웃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그 환부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우주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별에 빗대어 “폭발한 별들의 잔해가 사라지지 않고 우리에게 남겨졌듯이” “이웃들의 심장이 타버려 생겨난” 상처들도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낭만적 상상력은 참담한 오늘을 견디게 하는 위로의 메시지이다. “세상 모든 것이 반짝여야 할 필요는 없잖아?” 소멸하는 별처럼 빛을 잃어가는 우리 존재를 위로하는 가장 낭만적인 문학적 상상력! 『코끼리』와 『폭식』에서 ‘신화적.원형적 상징’을 통해 파괴된 현실 세계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는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도 계승, 발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서는 천문학적 현상을 통한 우주적 상상력을 적극?岵막?활용하고 있다. 표제작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 주인공 ‘미래’는 이웃에 살고 있는 친구 ‘우주’로부터 우주의 9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세상도 재벌이나 권력자, 유명인이 아니라 암흑물질처럼 평범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던 중 재개발로 인한 철거에 반대하던 마을 사람들이 의문의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미래는 함께 사과파이를 먹으며 우주가 말한 “찻숟가락 하나분의 무게가 보통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는 중성자별에 대해 떠올린다. 미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중성자 덩어리가, 작년 겨울에 알고 지냈던 이웃들의 타버린 심장에서 생겨난 덩어리가 허공에 떠 있다. 작지만 무거운 그 덩어리를 찻숟가락 위에 올려놓는다. 덩어리는 금세 찻숟가락을 뚫고 밑으로 빠져버린다. 땅 밑으로, 땅 밑으로 서서히 미끄러져 간다. 그들 존재도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잊혀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중성자 덩어리는 지구 반대편의 도시 위로 튀어 오른다. _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37쪽. 「무지갯빛 소리」의 주인공 ‘수연’ 역시 대형 시위를 주도한 혐의??경찰에 쫓기다 의문의 실족사를 당한 연인을 잊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공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정성을 쏟았던 온갖 일들이 하찮게 여겨질 수 있다’는 철학자 하위헌스의 말을 떠올린다. 이처럼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 우주적 상상력은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가치들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오늘의 힘듦’을 견디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더 이상 이 도시에선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지구 반대편으로 사과파이 보내는 법! “최근 몇 년간 자꾸 다음 세대들의 안타까운 삶의 조건이 눈에 들어왔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 나오는 등장인물 대부분은 등 떠밀리듯이 억지로 밀려났거나, 줄곧 자신의 것을 강제로 빼앗겨왔음에도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유감’의 뜻을 밝히는 것으로 화재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끝내려고 하거나(「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경쟁자의 음모로 정규직이 될 기회를 놓치고 사랑하는 여자마저 잃은 채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거나(「그 섬에 들다」),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모기만큼 ??訪팁測?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본 후로 자신도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기도 한다(「모기」). 매일 밤 나는 예전에 배꼽이 있던 자리에 강력한 충전기를 꽂는다. (……)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사장실로 달려간다. 길고 단단하게 진화한 나의 세번째 발톱이 딱딱한 오피스 바닥을 탕탕 치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이번 주 실적을 자신 있게 보고하기 시작한다. 사장이 읽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는다. 책상 위에 놓인 신문의 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온다. ‘간접고용된 스포츠 마사지사 과로 끝에 사망.’ (……) 길고 단단해진 세번째 발굽이 이상하게도, 갑자기, 견디기 힘들 만큼 몹시 가렵다. _더 러브렛, 283~284쪽. 경마장에서 일하는 ‘나’와 스포츠 마사지사인 ‘준’은 가운뎃발가락의 발톱이 속도전을 치르기에 적합한 말의 발굽처럼 진화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릴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정규직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뿐이다.(「더 러브렛」) 이렇듯 작가는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우리 주위의 수많은 불행에 주목한다. 그리고 “사과파이 한 조각을 찻숟가락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흔들어”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지구 반대편으로 쏘아 보내는”(「사과 파이 나누는 시간」) 것처럼 진정으로 사과받지 못한 이웃들의 상처를 위로한다. 오븐에서 막 구워낸 사과파이처럼 따뜻하고, 향기로우며, 가장 달콤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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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사회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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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완전사회
    • 문윤성 지음
    • 아작
    • 2018-09-03

    한국 최초 장편 SF 《완전사회》, 50년 만의 완전판 출간“여기가 바로 한국 본격 SF가 태동한 성지입니다.” 1965년 <주간한국> 추리소설 공모전 당선작20세기 중반, 전쟁의 참화를 뒤로하고 다시 번영하기 시작한 인류는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고자 타임캡슐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UN은 타임캡슐의 궁극적인 형태로 ‘살아있는 인간’을 미래로 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저온 상태로 오랫동안 잠을 자면서 육체의 노화를 저지하는 새로운 방식이 고안되었고, 과학계는 이 특별한 상태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준비된 인간을 찾아 전 세계를 뒤진다. 질병 유무와 운동 능력부터 고도의 지적 능력까지,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 선택된 사람은 한국인 남성 우선구. 그는 어머니의 만류도 뿌리치고 미래를 향해 가기로 하고 오랜 잠에 빠져드는데, 이윽고 긴 잠에서 깨어난 그가 마주한 22세기 미래 지구는 여자들만 살아가는 여인천하! “광대한 스케일, 면밀한 이야기 운행…. 하여간 이것을 쓴 사람은 굉장한 천재가 아니면 엄청난 도적일 것.” - 한운사, 극작가“한국 SF 문학의 위대한 선구자가 남긴 세례”- 박상준, 한국SF협회 회장한국 SF 문학의 위대한 선구자가 남긴 세례- 《완전사회》 재출간에 부쳐 -30여 년 전, 어느 대학 도서관에서 문윤성 작가의 《완전사회》 초판본을 처음 발견했던 기억이 새롭다. 세로쓰기로 조판 된 이 두툼한 책에서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건 표지의 제목 위에 쓰인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말이었다. 한국 창작 SF 문학사상 최초의 성인용 장편소설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1965년 <주간한국>의 창간 기념 추리소설 장편 공모에 당선되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고, 1967년 수도문화사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그 뒤 1985년에 흥사단출판부에서 두 권으로 나뉘어 재간된 바 있으나 제목이 《여인공화국》으로 바뀐 채 나왔고 그나마 곧 잊히고 말았다. 오늘날 이 땅의 SF 독자들은 이 작품을 접할 기회는 고사하고 그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그리고, 이제 2018년에 이르러서야 ‘완전판’이라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이 책이 재출간되는 것은 여느 경우와 달리 매우 각별한 의의를 지닌다. 이 작품은 자신을 제대로 읽고 평가해 줄 시대 및 독자들과 만나기까지 너무나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다.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과 젠더 평등에 관한 관심이 첨예한 지금 시기에, 마치 이런 상황을 정확히 내다본 듯 50년도 더 전에 이런 방향으로 SF적 상상력을 과감하게 펼쳐 보였던 《완전사회》의 재출간은 하나의 사건이라 불러 마땅하다.작가 문윤성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던 20세기의 한국 창작 SF 문학사에서 독보적으로 빛나는 별이다. 1916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이 일제강점기에 작가로 데뷔했고, 2000년에 타계하기까지 스스로 ‘SF 작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그가 작고할 때까지도 우리나라에는 아동·청소년용 SF를 쓰는 몇몇 작가를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SF 작가는 물론이고 SF 팬덤조차 실체가 빈약했다. 생전에 한국추리작가협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것도 그만큼 SF 작가로서 외로운 존재였다는 반증일 것이다.《완전사회》의 주인공 남자는 타임캡슐에 탑승한 채 161년 동안 잠자다가, 지구에 여성만 존재하는 미래 세상에서 깨어난다. 그는 처음에 미래인들과 상당 기간 서먹한 관계를 지속하게 되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미래인들이 주인공의 존재를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설정은 아마도 작가가 작품의 주제를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독자의 관심을 점층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성이 아닐까 싶다. 생리심리학, 문화인류학적으로 남성과 여성 사이에 강력하게 존재하는 간극의 확고부동함을 새삼 주의 환기시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그것을 극복하고 그다음 차원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인류의 실존적 당위성을 드러내려 한 것이라면 과장된 독법일까?그에 앞서, 작품 서두에서 주인공이 기나긴 수면에 들어간 시대적 배경부터 흥미롭다. 작중에서 모든 이들은 어렴풋이 인류 문명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절망을 지니고 있다. 이대로 가면 어차피 막다른 끝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공유하면서 그 극복을 위한 노력은 애초부터 포기하고 그저 인류 문화의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암시한다. 서사의 시작이 그야말로 거대한 비관주의가 전제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3차 대전이 발발하여 전 세계 인구의 90퍼센트가 몰살되는 끔찍한 역사를 등장시키고 그 절망에서 가까스로 일어난 인류가 또다시 4차 대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이번에는 핵무기를 능가하는 기상 무기, 생화학 병기 등으로 세계 인구가 고작 9천만 명 정도만 생존한다는 더 참혹한 전개이다.작가는 이런 귀결의 가장 큰 책임이 바로 과학자들에게 있다고 보았다. SF로서 이 작품이 던지는 묵직한 주제 중 하나이다. 이어지는 역사에서 과학자들은 정치인들에게 휘둘려왔던 전철을 더 이상 밟지 않겠다며 ‘과학센터’를 세워 세계를 직접 ‘통치’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살아남은 인류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단기간에 비약적인 과학기술 발전을 이룩하고 세상을 전에 없던 낙원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렇듯 초국가적인 ‘과학센터’가 세계를 지배했지만, 인간 사회의 숙명인 듯 또다시 갈등의 씨앗은 싹트고 세상은 속절없이 5차 대전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이 5차 대전이야말로 인류 최후의 전쟁이라 할 만한 여성과 남성 간의 성 대결로 펼쳐지는 것이다. 작가가 그린, 여성이 지배하는 미래 세상은 인류 역사를 독특한 사관으로 해석한다. ‘왕후문화 → 웅성문화 → 양성문화 → 진성문화.’ 이를 포함해서 《완전사회》에는 작가가 실로 많은 공을 들인 것이 역력한 인문 사회적 상상력들이 세심하게 배어 있다. 과학기술적 상상력도 상당한 수준이지만 어쩌면 그 이상으로 두드러지게 인간과 사회에 대한 독창적 통찰이 돋보인다. 사회, 교육, 예술, 가치관, 관습 등 인류 문화의 사실상 전 분야를 망라하며 꼼꼼하게 최대한의 설득력을 부여해서, 스토리와는 별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각종 설정만으로 풍부한 토론 시리즈가 충분히 가능할 정도이다. 작중에서 흥미를 끈 또 다른 대목 중 하나는 세계를 지탱하던 과학자들이 일반인들로부터 ‘우주개발’의 거센 압력을 받았다고 묘사하는 부분이다. 과학자들은 우주개발이 실효가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분야의 과학기술 발전에 더 매진하고자 했으나 대중은 동의하지 않는다. 작가가 《완전사회》를 집필한 60년대 중반 당시는 1957년의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지속된 우주개발의 진작 분위기가 한창이었고, 미국의 아폴로 계획이 달 착륙을 목전에 두고 거침없이 진행되던 때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조차도 과학기술과 교육 분야에서 ‘우주개발’을 가장 두드러진 구호 중 하나로 내세웠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작가가 우주개발에 유보적 입장인 과학자 지배 집단을 등장시킨 것은 상당히 예리한 포석이지 않나 싶다. 당시에 우주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경제성을 사실상 무시한 채 진행되었던 미국과 소련 간의 ‘우주 경쟁’이 실상은 체제 경쟁에 지나지 않음을 날카롭게 통찰했던 것이다.한국의 SF 창작계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지금 시기에 문윤성 작가의 《완전사회》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은 크나큰 세례이자 선물이다. 이 땅의 SF 독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성찰하려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감히 묻고 싶다. 이미 50년도 더 전에 제시되었던 《완전사회》의 상상력에 과연 당신은 얼마나 근접할 수 있겠냐고.마지막으로, 21세기 들어 《완전사회》를 다시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되새기고 싶다. 곱씹어 볼수록 그 의미심장함이 너무나 무겁게 다가온다. 바로 ‘진성선언’이다. 이대로 남성들의 반성 없이 불평등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우리는 곧 현실에서 이러한 ‘여성선언’을 만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우리는 일체의 낡은 관념과 그 위에 설정된 모든 제도를 무시한다. 개인의 인생관으로부터 부부의 개념, 가족 제도, 법률, 사상, 사회조직에 이르는 온갖 낡은 것은 근본적으로 파괴되어야 할 것을 주장한다.”“우리는 모든 분야에 걸쳐 남성의 존재를 부인하고 이를 제거한다. 여성은 상대성의 입장이 아니라 인류 유일의 참된 모습으로서 존재한다.”- 박상준, 한국SF협회 회장한국 최초 장편 SF 《완전사회》“여기가 바로 한국 본격 SF가 태동한 성지입니다.” 20세기 중반, 전쟁의 참화를 뒤로하고 다시 번영하기 시작한 인류는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고자 타임캡슐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업계별로 자신들의 성과를 지구 여기저기에 파묻었죠. 문명의 업적 중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과학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타임캡슐의 궁극적인 형태로 ‘살아있는 인간’을 미래로 보내기로 한 것이죠. 이를 위해 기존의 냉동 인간을 대신해 영상 2도의 저온 상태로 오랫동안 잠을 자면서 육체의 노화를 저지하는 새로운 방식이 고안되었습니다. 과학계는 이 특별한 상태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준비된 인간을 찾아 전 세계를 뒤지죠. 질병 유무와 운동 능력부터 고도의 지적 능력까지,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 선택된 사람은 한국인 남성 우선구였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만류도 뿌리치고 미래를 향해 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오랜 잠에 빠져듭니다. 이윽고 긴 잠에서 깨어난 그가 마주한 세계는….1967년, 한국에서 본격 SF가 등장했습니다. 몇몇 팬들은 마치 ‘기억 전달자’들이 이야기를 전승하듯이 이 작품을 손에서 손으로 전달했지요. 그 전설적인 소설을 이제 다시 출간합니다. 한국 SF의 시원을 담은 시금석, 문윤성의 《완전사회》입니다.《완전사회》는 기본적으로 H. G. 웰스의 《타임머신》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인공의 몸과 마음이 그대로인 채로 다른 시간대의 세계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완전사회》의 저온 수면 기술은 오직 미래를 향해서만 나아갈 수 있는,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죠. 우선구는 겨우(?) 161년 뒤의 미래로 갔을 뿐이지만, 그 사이 인류는 세계대전만 수차례를 겪으면서 커다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지구에는, 이제 단성생식을 통해 번식하는 여성들뿐입니다.이 달라진 문명 속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플롯의 중심이 되겠지요. 《완전사회》가 선택한 방식은 《걸리버 여행기》와 비슷합니다. 우선구는 여자들만 살아가는 지구에 남겨진 유일한 남성으로서, 자신의 특이한 정체성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우선구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여인천하’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천천히 파악해 갑니다. 그는 도망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음모에 연루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본의 아니게 ‘여인천하’로 표류해 온 이방인의 태도를 견지합니다. 그는 새로운 세상의 정치와 문화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고 관찰하면서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이는 그가 소설 속의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이방인의 태도를 견지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선구는 자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묘할 정도로 수동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일종의 기폭제입니다. 말하는 중심 소재라고 할까요. 스스로가 내러티브를 움직이기보다는 자신으로 인해 요동치기 시작한 내러티브를 관찰하는 사람처럼(마치 독자처럼) 보입니다.로저 젤라즈니가 이런 작품을 썼다면 우선구는 영화 <셰인>의 주인공 같았겠죠. 알프레드 베스터가 썼다면 우선구는 천재적인 테러리스트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사회》는 그보다 이전 시대의 SF 또는 모험 소설들과 결을 맞춥니다. 내러티브의 높낮이를 섬세하게 설계하고 캐릭터에게 복합적인 매력을 부여하기보다는 새로운 세상의 신기한 광경들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고 본 거겠죠. 물론 당시에는 그랬을 겁니다. 《완전사회》는 한국에서는 본격 SF의 초창기에 속하는 작품이었으니까요.그러나 신기한 세계를 구경한다는 컨셉트를 가진 소설은 세월이 흐를수록 매력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습니다. 발표 당시에 ‘신기한 광경’이었을 상상력은 후세의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설정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완전사회》의 설정은 지금 봐도 흥미로운 설정들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월경을 없애기 위해 난소 제거 수술을 하는 ‘두버무’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애초에 임신도 하지 않고 단성생식을 하는 세상에서 굳이 평생 월경 때문에 고생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인데, 이 두버무들은 그와 반대로 여성의 성적 특성을 우상화하는(이성 간의 성행위는 거의 신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발흥과 각을 세웁니다. 코니 윌리스의 <여왕마저도>가 떠오르는 설정이죠(물론 《완전사회》가 먼저 나왔습니다!). 출산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단성 종족으로 살아가게 된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자신들을 규정하는 생식 시스템과 성적 욕망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말 그대로 설정상으로는 ‘완전사회’처럼 보이는 이곳도 풀어야 할 고민이 많은 곳이었던 거죠. 우선구는 이 ‘여인천하’가 완벽한 곳이 아니고, 누군가가 계속 무언가를 개선해 나가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 역시 할 일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비로소 능동적인 인간이 됩니다. 조심스러운 회의주의자였던 그가 새로운 세상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고민하게 되었을 때, 한참 잠잠했던 내러티브는 부드럽게 상승하면서 결말로 향합니다.1967년에 당대의 독자들에게 SF의 가능성을 소개했던 작품을 21세기에 와서 다시 읽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 세대가 쓰던 오래된 말투에 담긴 ‘초창기 SF’의 내러티브를 말이죠(그런 면에서 번역 작품들은 유리합니다. 새로 나올 때마다 그 시대의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으니까요). 《완전사회》가 현대의 걸작 SF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영화들이 각기 그 시대의 분위기를 담고 있듯이, 그리고 그 분위기는 다른 시대에 다시 재현할 수가 없듯이, 《완전사회》는 SF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계를 통틀어서도 거의 사라져 버린 20세기 중반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구가 먼 미래로 여행을 떠났듯, 《완전사회》를 읽는 독자들은 지난 세대의 소설이 담고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향해 여행을 떠납니다. 특히 순우리말의 농도가 높은 대사와 지문들은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죠(이 오래된 리듬감은 북한의 말투에서 아직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선해 보일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완전사회》는 2018년의 시점에서도 아직 머나먼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 미래와 함께 지나간 날들을 바라보게 됩니다.그 지나간 날들 속에 한국 SF가 이렇게 태어나 있었습니다. 전설이 발현된 성지는 그 전설의 신비를 다시 재현해주지는 않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그 기억이 담긴 땅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감동을 얻을 수 있지요. 이게 《완전사회》를 읽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요. 여기가 바로 한국 본격 SF가 태동한 성지입니다.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하셔서 원하시는 만큼 거닐다 가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P.S: 《완전사회》에는 특별히 매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작품의 결말 근처에 단편 분량의 액자소설이 한 편 들어가 있는데요, 이 단편이 이상한 매력을 풍깁니다. 레이 브래드버리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우화 소설입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쓴 이 소설은 《완전사회》 본편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습니다. 《완전사회》 본편의 경우 실제로 충격적이거나 격앙된 상황일지라도 표현의 수위를 낮춥니다. ‘어허 그런 말을 써서야 되겠소?’ 같은 느낌이죠. 그런데 이 단편은 갑자기 그 한계에서 벗어납니다. 잔인한 묘사가 갑자기(그러나 딱 알맞은 수위로) 던져지고, 인물의 집착을 설명하는 에피소드는 광적이면서도 선한 인물의 복합성을 매우 잘 표현합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같아요. 놀랐습니다.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부분은 지지부진하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세부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열기가 느껴집니다. 《완전사회》 본편을 보면 광기 어린 세월을 간략히 압축해 들려주는데, 이 설정 속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면(마치 《세계대전 Z》처럼요) 특별한 역작이 태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그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을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단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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