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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의 답 -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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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황교안의 답 -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
    • 황교안 지음
    • 여운(주)
    • 2018-12-18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첫 에세이집 『황교안의 답』을 펴냈다. 청년들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 한 권의 책 속에 청년과 함께한, 청년에 관한 그리고 청년을 위한 이야기를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목소리로 담았다. 여기에 소소하고 사적인 이야기?欲?28년간의 검사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 그리고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시절에 이뤄 낸 성과, 더 나아가 미래 지향적인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신념을 피력했다. [시작하며]에서는 책을 쓰게 된 배경과 취지를 전하면서, 독자들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도 덧붙이고 있다. 담담한 독백체로 써 내려간 [고요한 마음으로-향수]에서는 지난 일들을 하나씩 되돌아보며 추억에 젖은 ‘인간 황교안’의 모습이 떠오른다. 평온한 가운데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흐르는 단어와 문장 사이로 은은한 감동이 전해진다. 특히 빛바랜 사진들과 함께 아련한 그리움이 전해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황교안 전 총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이어서 황교안 전 총리가 청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두 장에 걸쳐 소개된다. 먼저 [가볍게 티타임-단문단답]에서는 청년들과 격식 없이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공개된다. 먼저 청년들이 대체로 짧으면서 무겁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궁금한 점들을 질문하면, 이에 대한 간단명료한 답변이 이어진다. 특히 여기에선 청년을 ‘새벽이슬’, 청소년은 ‘오늘은 씨앗이지만, 내일은 꽃으로 피어나는 존재’에 비유한 ?釉炷?눈여겨볼 만하다.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선 청소년과 청년이 주인공이 되어 좋은 꿈을 가지고 그것을 하나씩 이루어 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청년이 행복하면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고, 청년이 어려워지면 우리의 미래도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년이 꿈과 비전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힘주어 말한다. 대개는 무엇이 ‘되겠다’는 것을 꿈이라고 믿지만, 좋은 꿈과 비전은 어떤 ‘역할’을 맡고 무엇을 ‘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들과의 대화는 계속된다. 화제의 폭이 더 넓어지고, 분위기는 보다 진지해진 가운데 대화는 더욱 활발하게 이어진다. [둘러앉아-편하게 묻고, 친절하게 답하다]에서는 주로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시간을 돌아보며,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아쉬운 부분을 언급한다. 소위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박근혜 정부가 이루어 낸 ‘개혁 정책’ 전체가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특정 정부와 무관하게 나라를 위해 열성적으로 일한 백만 공무원들의 노력이 매도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고치되, 성과는 지속?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야?뻔?‘진정한 개혁’이라는 것이다. 대단원에 해당하는 [동트기 전-사랑하는 나의 새벽이슬에게]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청년들을 위한 조언에는 청년 세대를 염려하는 인생 선배의 진심이 담겨 있다. 메시지에선 힘이 느껴지지만,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늘 그러하듯 부드럽고 겸손하다. 첫째, 청년들이 실력과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까지 갖추기를 주문한다. 둘째, ‘참된 보수’는 바르고 좋은 가치를 지키는 것인 반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은 수구이자 가짜보수라고 규정한다. ‘바르고 좋은 가치’의 대표적인 예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를 들고 있다. 셋째, 미래를 지향하는 리더십만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는 과거에만 매이거나 오늘에 안주하는 리더십으로는 결코 나라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분노와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 되는 따뜻한 새 세상을 강조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로서 ‘3합’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청년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선 세대 간 소통과 내려?塚습?반드시 필요함을 환기하고는 청년에 관한 그 ‘첫째’ 이야기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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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키들이 온다 - 아이디어 X 기술로 새롭게 판을 짜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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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비즈니스]루키들이 온다 - 아이디어 X 기술로 새롭게 판을 짜다
    • 김현정 지음
    • 라곰
    • 2018-12-18

    “돈 버는 기술이 다르다” 최연소 창업 나이 25세, 최고 투자금 300억 원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공에 다가가다★★★ VR·웨어러블 등 기술 시연 영상 수록 ★★★★★★ ‘루키들의 습관’ 오디오 강의 수록 ★★★★★★ 12개 기술별 아이템 발견 공식 수록 ★★★루키 Rookies - 작은 아이디어에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해 기존에는 없던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평등하게 만드는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람들70여 개국 투자자들에게 300여억 원을 투자받은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마케팅비를 100만 원도 안 쓰고 1년 만에 70만 회원을 확보한 레드벨벳벤처스 류준우 대표, 3D프린팅 아트토이 키트로 월 매출 최고 2억 원을 달성한 라돈 오서빈 대표. 모두가 기존에 없던 시장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낸 성과다. 평범했던 이들은 어떻게 시장을 내다보고 발 빠르게 움직여 성공에 다가갔을까? 《루키들이 온다》는 기존의 성공 방식을 깨고 새롭게 판을 짠 이들이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을 만들어냈는가에 주목한다. 루키들은 VR 건축가, 인?平測?여행 안내자 등과 같이 기존에 없던 직업을 만들고, 3D프린팅 아트토이, 스마트 보청기, 재생에너지 크라우드펀딩 등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다. 또한 국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Indiegogo),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으는 ICO(Initial Coin Offering) 등을 통해 투자금을 모으는 등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과를 만들었다.현실에 없던 것을 상상하고 낯선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동시에 부를 창출하는 루키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공에 다가간 루키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보다 한 발 앞서 기회를 포착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법을 만나보자.펀드매니저가 로봇을 개발하고, 문과생이 코딩을 교육하는 상식 파괴 루키들 평범했던 그들은 어떻게 특별해졌나!펀드매니저였던 타스글로벌 김유식 대표가 선박 청소를 하는 수중 청소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요트를 타다 알게 된 선박 청소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63빌딩만큼 큰 선박이 잠긴 물 아래로 내려가 선박 겉면을 청소하는 건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이 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있다면 비용도 절감하면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었다.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든 김 대표는 월급으로 모은 1억 원으로 프리랜서 로봇 개발자와 함께 수중 청소 로봇을 개발하여, 국내 특허 6개를 등록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여 개국에 특허 출원 등록 중이다. 대기업도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루키들이 온다》에 등장하는 루키들의 시작은 작은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그들의 다음 행보는 남달랐다. 생각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집중했고, 가진 것을 융합했고, 낯선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워서 방법을 찾아냈다. 모두가 시작은 비전문가였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문과생이었던 코드스테이츠 김인기 대표는 써먹을 수 없는 교육에 갈증을 느껴 직접 미국까지 가서 2000만 원을 내고 코딩 교육을 받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스물 다섯에 코딩 교육 사업을 시작해 취업률 97%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사인 500스타트업에서 투자받고,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공지능 추천 채용 서비스를 만든 코멘토 이재성 대표도 인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회사의 답답함과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구직자의 답답함을 해결하고자 인공지능에서 답을 찾았다. 루키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두려움을 갖지 않고, 모르는 것에 겁을 내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타스글로벌 김유식 대표는 “내가 아는 것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내가 아는 것만 하려고 들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꺼이 전문가들과 손잡으려는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평범했던 루키들이 특별해진 이유는 이 단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비즈니스 X 기술에 답이 있다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바꿔주는 12개 기술별 아이템 발견 공식“보청기는 스마트폰보다 부품도, 기능도 적은데 왜 600만 원이나 할까?” 웨어러블 기술을 결합해 10만 원대 보청기를 개발한 올리브유니온의 시작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때부터 송명근 대표는 보청기가 왜 못생기고 비싼지 구조적인 문제를 따지기 시작했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문제를 풀려면 어떤 전문가가 필요한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면 좋을지를 찾아냈고 팀을 꾸려 제품을 개발했다. 시제품 테스트로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서만 7억 원어치를 팔았다.루키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고 ‘4차 산업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재미있는 건 대부분의 루키들이 올리브유니온 대표처럼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VR, 빅데이터, 재생에너지, O2O, 핀테크 등 어렵게만 들리는 기술이었지만 부딪혀 배워나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루키들이 온다》의 저자는 4차 산업 기술은 어려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개방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된 평등한 것이라 말한다. 루키들이 그러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비즈니스 깊게 보기’ 섹션을 통해 각 기술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어떤 영역과 결합하면 좋은지 기술별 사업 아이템 발견 공식을 담아냈다. ‘비즈니스 깊게 보기’는 4차 산업의 12개 핵심 기술에 대한 개괄적 설명과, 각 기술별 특징은 무엇인지, 어떤 니즈와 결합되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또한 루키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해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이나 제품은 무엇인지를 담아내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 시연 영상과 오디오 강의까지, 텍스트 X 영상?막?독자들의 이해를 돕다《루키들이 온다》에 등장하는 루키들이 활용한 4차 산업 기술에는 이미 상용화되어 이해하기 쉬운 것도 있지만, 아직 보편화된 기술이 아니거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기에는 힘든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각 장 도입부에 해당 기술들이 어떻게 아이디어와 결합되어 구현되는지 시연 영상을 담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VR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해보는 어반베이스, 63빌딩만큼 큰 선박 겉면을 청소하는 수중 로봇 등 책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 보면 각 기술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마지막 3부 ‘루키들의 10가지 습관’에는 책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루키들의 뒷이야기와 인터뷰는 했지만 책에 수록하지 못한 사례 등을 엮어 오디오 강의로 만들어 담았다. 10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고 로레알이 인수하려 시도 중인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를 사업 초창기에 만났던 이야기, 법률 인공지능 시스템 ‘AI 변호사’를 개발해 일본에서 민법시험 2년 연속 1등을 차지한 인텔리콘 임영익 대표의 이야기 등은 오디오로만 만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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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 - 나이의 편견을 깨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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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 - 나이의 편견을 깨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 리사 콩던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18-12-18

    나이라는 관념과 세상의 편견에 도전장을 던진 여성들“해가 갈수록 우리는 더 용감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 자유로워진다”아, 나도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이 책은 여성의 이야기다. 마흔 살이?遮?나이를 넘어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지은이 리사 콩던은 책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의 이야기는 부족하고 우리는 더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부족함 중에서도 바로 다양한 ‘나이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일부 메워줄 만한 것이다.남성중심적이고 젊음을 찬양하는 문화에서, 나이든 여성들은 이중 삼중으로 ‘지워진 존재’다. 일례로 마흔이 넘은 남자 배우들은 여전히 주인공으로서 아주 젊은 여성들을 상대역으로 TV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지만, 마흔이 넘은 여성 배우들은 젊어서 그 아무리 커다란 인기를 누렸더라도 적당한 배역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울 지경이다. 셀러브리티들의 예를 찾을 것도 없이, 보통의 평범한 여성들도 20~30대에는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출산과 육아 혹은 그 외의 이유들로 경력단절을 겪게 된다. 그러다보니 대다수의 회사에서는 고위직일수록 여성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사라져간다.’책에는 나이가 들어서도 충만한 인생을 살고 있는 ?㈋볕湧?소개되어 있다. 이것은 이제까지 회사에서, 대중매체에서, 또 책에서 비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이야기이다. 지워져 있던 여성들, 사라져간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 『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는 그런 시도를 담고 있다. ▶ 세상의 모든 늦깍이 여성들을 찾아서지은이 리사 콩던은 이제 여덟 권의 단행본을 출간한 왕성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예술가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자칭 ‘대기만성형 인간’으로, 서른한 살이 되어서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마흔 살에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시작했으며 첫 책이 나온 것은 마흔네 살이 되었을 때였다. 많은 여성들처럼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실제로 그 일이 닥쳤을 때 지은이는 “해가 갈수록 더 용감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 자유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주제를 사람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지은이가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이 주제에 관해 올린 에세이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여러 사람들이 “뒤늦게 꽃을 피운 여성, 인생 후반에 경력의 정점을 찍은 여성, 마흔 넘어 흥미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파격적인 행동을 취한 여성”을 추천해왔다. 지은이는 자신이 이미 알고 존경하고 있던 ‘나이든 여성들’뿐 아니라 SNS상의 여러 사람들이 추천한 ‘나이든 여성들’을 소개하기로 결심했고, 애초에 출판사와 계약한 책의 분량 다섯 배는 쓸 수 있을 정도의 여성들의 목록이 작성됐다. 그리고 그중에서 최고를 선별하는 작업을 거쳐, 리사 콩던 특유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이 책이 발간되었다.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긴 번역자 역시 자신을 ‘늦깎이 번역자’로 소개한다. 옮긴이 박찬원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출산과 육아로 오랫동안 공부를 그만두었다가 마흔셋의 나이에 통번역 대학원에 진학해 번역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30종 이상의 주요 문학.예술 분야 도서를 번역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는 후기에서 나이 때문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나이를 용기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이든 여성들이 이 책의 원제 『Glorious Freedom』, 즉 ‘영예로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이다. ▶나이듦의 편견을 깨고 도전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 여성들의 롤모델 책은 세 가지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지은이가 직접 만난 여성들과의 인터뷰, 앞서 길을 닦았던 선구적인 여성들에 대한 프?曠? 그리고 자신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아 여러 여성들이 보내온 나이듦의 경험에 관한 에세이가 그것이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도예를 배우고, 작품의 대부분을 인생 후반부 25년 동안 빚은 비어트리스 우드는 105세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루이즈 부르주아 또한 노년에 이르러 명성을 얻은 대표적인 예술가다. 그녀의 나이 일흔 살에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은 당시 그 미술관에서 여성 미술가를 위해 열어준 전시 중 규모가 가장 컸다. 부르주아는 98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노년에 빛을 본 여성 예술가들은 그 외에도 여럿 소개되어 있다. 호주 원주민 예술가인 미니 프월, 여든아홉의 나이에 처음으로 자신의 그림을 판매한 카르멘 헤레라(노년에 성공을 거둔 헤레라에게 누군가 죽은 남편이 하늘에서 도와준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나를 도운 것은 아마도 나겠지요”), 최근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큰 인기를 얻은 그랜마 모지스 등이다. 인생의 성숙기에 들어서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로를 택한 여성들도 있다. 최고급 웨딩드레스로 유명한 베라 ?蘭?인생 후반부에 전성기를 맞은 여성 중 한 명이다. 어려서 피겨스케이팅을 했지만 올림픽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 패션 에디터로 경력을 바꿨던 베라 왕은 『보그』 편집장 자리를 두고 그 유명한 안나 윈투어와 경쟁했지만 그 자리를 얻지 못하자 다시 랄프 로렌의 디자인 팀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식에 입을 마음에 드는 웨딩드레스를 발견하지 못하자 직접 디자인해 입으면서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시작한다. 그녀는 1994년 미국의 올림픽 대표선수 낸시 캐리건의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잡지 편집자이자 필자로 활동하던 스테파니 영은 53세의 나이에 출판계를 떠나 의대에 입학했다. 60세가 된 지금 스테파니는 레지던트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치과의사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던 조이 가레마니는 어느 날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그냥 하라”라는 말을 듣고는 그날로 치과를 내놓고 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이미 두 권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이다. 1990년대에 ‘슈퍼모델’로 큰 인기를 누렸던 크리스티 털링턴은 아이를 출산하며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그것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며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상상 외로 ?뭅募?것을 알게 된다. 그 후 비영리기구 EMC를 설립하여 미국과 개발도상국가의 모성보건을 개선하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라톤에 열정을 발견해 마흔일곱의 나이에 마라톤 코스를 다섯번 완주하고 보스턴마라톤의 출전권도 따낸다. 크리스티 털링턴의 경우처럼 오히려 나이들어서도 육체적인 활동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도 소개된 『로스트캣』의 작가 캐럴라인 폴은 마흔이 넘어 서핑을 시작했다. 심지어 비행기 사고를 당해 여러 차례 수술을 겪은 후였다. 물론 뒤늦게 시작한 서핑으로 직업을 삼는다든가 상을 받는다든가 하는 목표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서핑을 사랑하기에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결국 ‘훌륭’하지는 않지만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발전할 때마다 큰 기쁨을 느꼈다. 그녀는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나이들어가는 일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여성들이 마라톤, 요가, 장거리 걷기 등 육체적 활동으로 활력을 얻는다. 다만 젊을 때 한계를 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기만 했다면 이제는 ?暳?때 걸어도 좋다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 이 책의 여성들 다수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책에는 삐걱거리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뒤늦게 홀로 서는 삶을 살게 된 여성들의 이야기, 마흔이 넘어 새로운 사랑을 겨우 발견하거나 또 아이를 낳고 입양하게 된 여성들의 경험 등 중년 이후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삶의 경험들도 들어 있다. 마흔 넘어 겪게 되는 외모와 건강상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들도 만나볼 수 있다. 환경운동 활동가이면서도 온갖 화학약품이 들어 있는 염색약으로 머리를 물들였던 로니 시트론-핑크는 어느 날 염색을 그만두고 자기 본연의 머리색을 찾기로 한다. 그녀는 “자연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움’”을 위해 25년간 염색을 해왔던 터였다. 작은 결심이지만 염색을 하지 않자 미용사부터 친구들까지, 우려 섞인 조언과 질문을 건넸다고 한다. 여성들은 늘 외모를 가꾸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서 강경화 장관의 염색하지 않은 머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강경화 장관의 머리를 보고 많은 중년 여성들이 비로소 ‘염색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여성들이 많아질수록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깨우침이다. 이렇게 ‘가시화’는 중요하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베티 레이드 소스킨이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여성의 이야기는 특히 감동적이다. 이 책이 나올 당시 아흔다섯 살이었던 그녀는 캘리포니아 리치먼드의 어느 국립역사공원에서 벌써 10년 넘게 근무 중이다. 그녀가 일하는 곳은 제2차세계대전의 역사를 다루는 일종의 박물관인데, 여기서 그녀는 그 역사 서술에서 외곽으로 밀려난 흑인 여성의 역사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그녀 자신의 삶이자 역사이다. “아흔다섯 살인데 아직도 생전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있다”는 그녀는 자신의 삶 마지막 10년 동안 “내 이야기, 우리의 역사를 이제 과거로 만들고, 사람들을 현재로 데려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선물과도 같다고 말한다.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생의 후반에 이르러 뒤늦게 발견하거나, 혹은 나이들어서야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멋진 결실을 이룬 여성들을 만나는 일은 마음속에 든든한 지지대이자 용기가 된다. 이 책은 모든 나이대 여성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공개편지이며, 마흔 살 이후의 삶이 충만할 수 있다는 것,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더 자유롭고 더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준다. 그러니 당신의 나이가 몇 살이든, 젠더가 무엇이든 이 책에서 앞으로의 삶을 보다 더 용감하게 살아낼 영감을 얻고, 당신의 경험을 강력한 도구로 삼아 최고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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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철 - 사쿠라 마나 소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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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요철 - 사쿠라 마나 소설
    • 사쿠라 마나 지음, 이정민 옮김
    • 냉수
    • 2018-12-18

    열네 살 여름날 밤, 나는 ‘실연’을 당했다.딸을 지키기 위해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관철한 기누코남편이자 아빠이길 거부하고 남자로만 살고자 했던 마사유키‘그날’의 사건에 얽매인 채 연인 사토시에게서 아빠의 흔적을 찾는 딸 시오리나와 너의 시선을 오가며 독특한 구성과 관점으로 그려 낸 가족의 뒤틀린 사랑 이야기일본 탑 AV 배우 사쿠라 마나의 첫 장편 소설 이제 ?틤患?필요 없어기누코에게 결혼은 집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인생을 사는 남편 마사유키는 적절한 탈출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결혼 13년 만에 딸 시오리가 태어났고, 그로부터 14년 후 시오리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결국 마사유키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갔다. 그날의 사건을 ‘실연’이라고 믿고 있는 시오리는 10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이 16세 연상의 남자친구 사토시에게서 아빠와 닮은 점을 찾고 있음을 깨닫는다.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난 시오리가 가족을 마주하고, 자신과 또 타인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평범’에 대한 문제제기작가가 지난 번 소설인 <최저>에서 AV배우로 살아가는 네 여성들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첫 장편인 <요철>에서는 “평범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평범한 가정, 평범한 부모란 무엇인가? 그런 보통 부모 밑에서 자라면 평범한 아이가 되는가? 애당초 평범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평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자신에 대한 시선을 자각하고 있던 중에 생긴 의문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각자의 사정, 너와 나의 관계각 장마다 가족에게 ?耉爭?사건들이 다른 화자에 의해 표현된다. 1장 ‘나의 딸’에서는 기누코가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 2장 ‘당신과 나’에서는 시오리가 아빠 마사유키에게 말하듯, 3장 ‘나와 딸’에서는 기누코가 ‘그날’의 사건과 그 이후의 두 사람의 삶을, 4장 ‘나는 나?’에서는 시오리가 ‘그날’의 사건과 그로 인해 자신이 갖게 된 모성에 대한 두려움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 5장 ‘너와 나’는 마사유키가 딸의 남자친구인 사토시에게 딸과 그를 바라보며 말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쓰여 있다.뭔가 난해하게 표현된 듯한 장 제목들은 요철(凹凸), 즉 서로를 메워주는 형태를 나타냈다. 이 형태는 모성과 부성일 수도, 여자와 남자 또는 나와 또 다른 나의 관계일 수도 있다. 각자가 상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표현은 곧 ‘나를 이해해 달라’는 마음이 담긴 변명처럼 들리기도 한다. <최저>에 이은 사쿠라 마나의 첫 장편 도전! 그 결과는?처음으로 장편 소설을 준비하면서 의식의 흐름대로 감정을 폭발적으로 담아내는 바람에 편집자에게 “독자에게 다가가지 않고 표현만 하는 것은 자위에 가깝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받았다고. 그래서 아픈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요철>을 완성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제치고 당당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했고 큰 화제가 되었다. 그가 <최저>와 <요철> 두 작품에 공통적으로 담은 ‘가족’ ‘침묵’이라는 키워드, 그리고 이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사건의 배후에 있을 법한 ‘왜?’를 상상하는 것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관련기사 바로가기* 중앙일보 기사 - [책 속으로]에로 배우 사쿠라 마나, 누가 최저라고 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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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은의 한끼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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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생활]이보은의 한끼
    • 이보은 지음
    • 크레파스북
    • 2018-12-18

    이보은 요리연구가가 차려주는 한끼 레시피!“정말 맛있다!”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이보은 요리연구가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해 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레시피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맛있다고 느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건강한 맛’을 찾아주는 게 바로 이?맛?요리연구가의 힘이다.이보은 요리연구가는 집에서 잘 차려진 밥상을 먹어야 가족들이 힘을 낼 수 있다며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담아 한끼 레시피를 준비했다. 요리는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편에게 힘내라고, 아이들에게 건강하라고,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부모에게 존경한다고, 친구에게 고맙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을 담아 요리를 해준다. 그 마음들이 잘 전달될 수 있는 한끼가 바로 ‘이보은의 한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우리 집 밥상을 책임져 줄 한끼 레시피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행복해지는 한끼 레시피아침 먹고 나면 점심 걱정, 점심 먹고 나면 저녁 걱정. 하루 일과가 ‘뭘 먹을까’ 걱정으로 가득하다. 집에서 매번 만들어 먹던 음식들은 ‘거기서 거기’이고, 뭔가 색다른 음식을 해먹어 보고 싶어도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모르니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럴 때 ‘이보은의 한끼’ 요리책을 만났다.이보은 선생님의 요리책에는 그동안 집에서 해먹어 왔던 음식에서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조금만 바꿔도 새로운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흥미롭고, 당장 오늘 저녁에 해먹어 보고 싶은 음식?俑?많아서 ‘역시 이보은’이라며 엄지 척을 외치고 싶다.게다가 요리 초보자인 남편이나 올해 독립하는 첫째가 ‘손쉽게 뚝딱’ 따라할 수 있는 간편한 음식들도 많아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요리책이란 점이 가장 좋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눈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음미하며 집에서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한끼 식사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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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모든 성격 -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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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인간의 모든 성격 -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최현석 지음
    • 서해문집
    • 2018-11-12

    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철학.과학으로 통섭한,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아주 특별한 ‘성격’의 해부 + 인간의 모든 ‘성격’을 집대성한 개념 사전 《교양으로 읽는 우리 몸 사전》의 저자이자 의학계의 권위 있는 상인 제39회 ‘동아의학상’을 수상한 최현석 박사의 신작. ‘감각’, ‘감정’, ‘동기’ 등의 키워드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새롭고도 총체적으로 풀어낸 [인간개념어사전]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철학과 과학, 심리학과 의학의 경계에서 인간의 모든 ‘성격’을 집대성한 통섭의 교양서다.성격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성격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걸까? 우리의 생각과 정서와 행동에 성격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성격을 측정하고 분류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성격에 해당할까? 성격에서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나뉠까?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은? 성격도 바꿀 수 있을까? 등등 우리가 알아야 할 ‘성격의 모든 것’이다.흔히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때는, 자신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외부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 반면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성격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제3자를 이야기할 때는 쉽게 ‘그 사람은 성격에 이런 문제가 있어’라고 하지만, 자신의 문제라면 이를 인정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자기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과연 성격이란 무엇이며, 과학적으로 어떻게 규정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성격유형, 성격특질, 성격요인, 인지구조, 성격발달, 성격검사, 성격장애 등 14개의 범주에 따라, 74개의 키워드로 ‘성격’의 원천을 해부한다. 이를 위해 동서양을 망라하는 철학적 개념들과 수많은 흥미진진한 심리학 실험 및 연구 결과들이 동원된다. 특히 체질이나 관상, 골상학, 손금, 점성술, 사주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인간의 성격을 탐구해왔던 역사적 흐름부터 현대의 성격심리학과 인지심리학, 긍정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성격과 관련한 주요 개념과 이론을 그 용어의 기원과 역사적 배경까지 흥미롭게 추적해내고 있다. 점법에서 범죄생물학까지, 혈액형과 에니어그램, 성격 예측의 아이러니, 성격의 ‘빅 파이브’, 신경증은 20세기 최대의 유행병? 신경성이 극단적으로 낮으면 사이코패스? 신경안정제 등장이 불안증 진단을 늘렸다? 외향형 성격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유, 내향적인 성격이 장애라고? 유일하게 지능과 관련 있는 성격인 개방성, 마음과 감정을 읽는 능력,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성격은? 이타심은 항상 좋은 걸까?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성격인가 상황인가,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차이, 자존감은 노력으로 얻을 수 없다? 성격검사는 어떻게 할까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동서양을 망라하는 철학적 개념들 + 현대 성격심리학의 탄생성격에 대한 본격적인 이론이 정립된 것은 193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올포트가 ‘성격심리학’을 창시한 이후부터였다. 올포트는 성격을 ‘바로 그 사람인 것(What a man really is)’이라고 정의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는 성격이라는 개념으로 한 개인의 독특성(uniqueness)과 일관성(consistency)을 설명한다. ‘독특성’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개인의 정서·동기·인지·행동 등에서 표현되며, ‘일관성’은 시공간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행동유형의 안정성을 의미한다.올포트는 1936년 웹스터 영어사전에 수록된 40만 단어 중 인간과 관련된 단어 1만 7953개를 찾아내고, 그중 성격을 나타내는 4504개의 단어를 골라 이를 ‘성격특질(personality traits)’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심리학자 커텔은 이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비슷한 단어를 제외하는 방법으로 171개 단어를 골라낸 후, 생활분석·설문조사·심리검사 ?樗?통해 서로 상관관계가 높은 특질들을 몇 개의 범주로 묶었다. 그 결과 16개의 근원특질이 추출되었고, 이를 ‘성격요인(personality factor)’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5가지의 성격요인으로 성격을 분석하는 ‘5요인모델’이 성격심리학의 주류가 되었다(1949년 처음으로 이 5가지 특질의 개념이 등장한 이래, 1985년 맥크레와 코스타가 최종적으로 확립했다). 즉 신경성, 외향성, 개방성, 원만성, 성실성의 5가지 척도로 각 개인의 성격 프로필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신경성(neuroticism)이 높은 사람은 불안증을 많이 느끼고, 좌절로 인한 적대적인 분노를 자주 느끼며, 우울한 기분에 빠지고, 수치감과 같은 자의식이 강하며, 충동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신경성이 너무 높으면 정신과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증을 많이 앓게 되고, 조울증, 조현병, 경계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성격이란 항상 양면성이 있어서, 신경성이 높으면 과도한 걱정에 시달리지만 너무 낮으면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실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신경성이 극단적으로 낮은 ?瀏?중 하나가 사이코패스다). 때로는 미래에 대한 우울한 판단이 정확한 판단일 수 있는데, 이를 ‘우울한 현실주의’라고 한다. 작가·시인·예술가들에게서 우울증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고, 높은 사고능력을 요하는 분야에서는 신경성이 높을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 영국의 사회학자 매켄지는 대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예측하는 지표로서 신경성을 연구하면서, ‘자아강도(ego-strength)’가 높은 학생들은 신경성이 높을수록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자아강도란 성실성과 비슷한 개념인데, 높은 신경성이 높은 성실성과 결합하면 걱정이 많을수록 더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외향적이냐 내성적이냐’라는 평가는 성격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범주다. 외향성(extraversion)은 흥분되는 일을 좋아하고 외부 현실을 지향하며 사회적이고 충동적인 반면, 내향성(introversion)은 조용하고 자신의 내부 현실을 지향하며 질서가 잡힌 생활을 좋아하고 자기성찰적이다. 또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사교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활동적이며, 자극적인 일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경험한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말이 적고 침착하며, 처음 보는 사람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경향이 있으며, 지나치게 바쁜 생활을 싫어하고 평온한 상태를 좋아하며, 쾌락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20세기 초반 미국의 자기계발 열풍과 맞물려 ‘외향성’의 성격이 부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화역사가 워런 서스먼은 20세기 초반에 미국이 ‘인격(character)의 문화’에서 ‘성격(personality)의 문화’로 전환되었다면서, 이 새로운 문화에서 가장 각광받는 역할은 연기자였고 사람들은 모두 연기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고 한다. 서스먼은 19세기의 인격 지침서들에서 추천되는 좋은 자질들은 ‘시민으로서의 자질, 의무, 일, 고귀한 행위, 명예, 명성, 도덕성, 예절, 진실성’ 등이었는데, 20세기 지침서들에서는 ‘자석처럼 끌리는, 마음을 사로잡는, 충격적으로 멋진, 매력적인, 눈부신, 지배적인, 강력한, 에너지 넘치는’ 등으로 기준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1920~30년대에 미국인들은 영화배우에게 사로잡혔고, 이들을 스타(star)라고 부르기 시작했다.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미국의 학교들은 좋은 성격??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했고, 부모는 아이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클래식음악 감상처럼 혼자서 즐기는 취미는 하지 못하도록 했다. 외향적인 성격이 사회적·경제적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향적인 아이는 문제아로 지적되었다. 이제 미국에서는 숫기 없음이나 소심함 등은 고쳐야 할 좋지 않은 성격이 되었고, 급기야 1970년대에는 내향성이 성격장애로 등록되기도 했다. 1978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질병분류인 《ICD-9》의 정신질환 목록에는 성격장애로 10가지가 등록되었는데, 그중 조현성 성격장애의 하위 항목으로 내향성 성격이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후 미국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에서 치열한 논쟁 끝에, 결국 1994년에 개정된 《ICD-10》에서는 삭제되었다.성격심리학에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이란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의미하는데, 성격의 다섯 특질 중 유일하게 지능과 관련이 있으며 교육과 훈련으로 강화될 수 있는 특성이기도 하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예술과 미(美)를 중요시하며, 자신의 느낌과 ?㉰ㅐ?무시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며, 지적인 호기심이 강하고 기존의 가치관을 재점검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다. 반면 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확실한 원칙이 있는 세상을 좋아하고, 권위와 전통, 안정과 질서를 중요시하며, 오래전부터 해오던 습관과 익숙한 일을 유지하려 한다. 시험 삼아 뭔가를 해보는 것은 싫어하며, 새로이 시도되는 현대예술이나 비현실적인 논쟁도 싫어한다.그런데 개방성은 타인이나 새로운 가치체계에 대한 열린 마음뿐 아니라, 본인에게 떠오르는 이상한 느낌이나 경험도 수용하려는 성향도 포함한다. 그래서 개방성이 너무 높으면 우연히 떠오르는 생각과 이미지를 걸러내지 못해 현실 문제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종종 이상하고 괴이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초자연적이거나 영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 이들이 실재한다고 수용하려 하기 때문에, 최면에도 잘 걸리고 독특한 믿음을 갖는 경우가 많으며 이국적인 종교를 추구하기도 한다. 미학적인 것과 신비주의적인 관념이 얽히고, 신비주의적인 관념은 비과학적인 관념이 되고, 비과학적인 관념은 서서히 망상이 된다. 괴이함과 개성이 얽히면 조현형 성격이 되고, 심하면 정신병이 된다. 따라서 ?낱轢봉?증가하면 창조성이 높아지지만 정신병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진다.원만성(agreeableness)은 타인에 대해 동정적이냐 냉혹하냐의 정도를 나타내는 성격특질로, 친화성?우호성 등으로도 번역된다.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신뢰가 있고 솔직하며, 겸손하고 이타적이며, 대인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타인에 공감하는 부드러운 마음씨를 보인다. 한마디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착한 사람이며, 영어에서 ‘좋은 성격(good personality)’이라는 표현도 원만성이 높은 성격을 말한다. 그러나 타인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속임수에 취약하며, 좋은 관계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면 타인 의존적이 된다. 반대로 원만성이 낮은 성격은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인간이며, 극단적으로는 반사회적 성격과 나르시시즘 성격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경계성 성격장애에서는 상황에 따라 양쪽 극단으로 왔다 갔다 하며 변동이 심하다. 흥미롭게도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성격은 ‘악한’ 성격이라고 한다.반사회적 성격이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이상 성격으로, 흔히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로 통용된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경우가 드물다.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일반 남성의 3% 정도이고 여성의 경우 1%에서 나타나는데,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인을 대상으로 하면 남성 재소자의 47%, 여성 재소자의 21%가 여기에 해당한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는 일인자(number one)를 최고로 생각하며, 자신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열정적이고 말을 잘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속임수를 좋아하고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적인 심리적 특징이다. 두려움이 없고 확신에 찬 모습, 카리스마, 무자비함, 뛰어난 집중력 등은 현대인이 성공하기 위한 성격으로 여겨지는데, 사이코패스가 가지는 특징들이기도 하다.1991년 사이코패스 검사 방법을 개발(본문 140~141쪽 참고)한 캐나다의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는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Snakes in Suits)》(2007)라는 책에서, 직장 세계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일반 사회 평균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직장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사이코패스가 증가하여 고위직의 3~4%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들을 ‘사이코패스 기업인’이라고 한다. 영국 경영학 교수인 클리브 보디는 월스트리트의 사이코패스 행태가 2007~2008년의 세계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영국 심리학자인 케빈 더튼은 2011년 영국의 사이코패스 조사 결과, 사이코패스가 많은 직종으로 CEO, 변호사, TV 미디어 종사자, 판매원, 외과의사, 저널리스트, 경찰관, 목사, 셰프, 공무원 등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성실성(conscientiousness)이란, 정리 정돈을 잘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성취욕이 높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꾸준히 노력하고, 언행에 앞서 숙고하는 성격특질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이들의 경우 성실성과 원만성은 낮고 신경성은 높게 나타나는데, 성실성의 한 측면인 충동적인 욕구를 조절하는 자기규율이 약한 것이다. 그런데 정리 정돈이 너무 심하면 강박적 성격이라고 하며, 강박 성격으로 자신이 괴롭고 주위 사람도 힘들게 하면 강박성 성격장애라고 한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목적과 수단이 괴리되어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스케줄이나 계획을 지키는 일이 우선 과제가 되어버려서 결국 일을 망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완벽주의에 대한 연구는 우울증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우울증 진단 심리검사를 처음 개발한 미국??정신과 의사 아론 벡은 제자인 데이비드 번스와 함께, 만성우울증과 자해 행동을 보이는 여성의 사례를 1978년에 보고하면서, 이 여성의 문제가 과도하게 완벽주의적인 성격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이후 번스는 완벽주의를 측정하기 위한 심리검사를 개발했는데, 완벽주의자란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인 높은 기준을 세우며,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서 강박적으로 노력하며, 자신의 가치를 성취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완벽주의자는 타인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너무 집착해서 수치심, 죄책감, 창피함 등의 감정을 자주 경험한다. 1980~90년대에 완벽주의는 강박장애, 우울증, 신경성 식욕부진 등 병적인 상황과 연관되어 연구되었다.인지심리학과 새로운 ‘자기’의 발견‘마시멜로 실험’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미셸은 1968년 《성격과 측정》이란 책에서, 성격검사로는 인간 행동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성격 연구 무용론을 주장했는데, 인간의 행동은 성격보다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성격특질을 연구하던 심리학자들의 반발을 유발했고, 치열한 논쟁(개인-상황 논쟁)이 진행되면서 1970년대의 성격심리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전적인 사회심리학 실험으로 ‘선한 사마리아인’ 연구가 있는데, 미셸은 1973년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상황을 재현해봤다(본문 169~170쪽 참고). 그 결과, 타인에게 도움을 주려는 행동 유발에 시간 압박이라는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논쟁 초기에는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성격이냐 상황이냐’의 논쟁이었지만 차츰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로 발전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둘 다 중요할 뿐 아니라 상호 작용한다는 관점으로 수렴되었다. 즉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의 성격에 따라 행동에 다른 영향을 미치고, 같은 성격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라 하더라도 성격특질 중 신경성의 정도에 따라 우울증을 초래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 개성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기도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성격과 관계없이 동일한 행동을 한다. 미셸은 이를 ‘상황강도(situation strength)’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즉 강한 상황(예: 교통신호)에서는 동일한 행동을 하도록 강요되기 때문에 개인의 성격이 언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약한 상황(예: 공원 산책 등)에서는 자기 성격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1970~80년대 개인-상황 논쟁을 거치면서 성격이론은 특질이론과 인지심리학 양대 축으로 재편되었다. 인간의 지각, 기억, 학습, 판단, 사고, 언어 등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은 행동주의심리학의 전통을 이어받고 새로이 발전하는 신경과학과 결합해서 실증적인 이론들을 제시했다. 그중 가장 중심적인 개념이 도식(圖式, schema)이다. 도식은 인간이 자기 자신과 타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상황 등을 해석하는 틀로서, 일단 형성되면 영속되는 인지구조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성격’이라는 자기도식을 가진 사람은 모임에서 그렇게 행동하고, 과거를 회상할 때도 ‘내가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지’라고 회상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개의 자기도식을 가지는데,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도식이 지배한다. ‘건강함-건강하지 못함’이라는 도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음식을 먹을 때나 무슨 활동을 할 때 자기만의 건강도식에 따르고, 외모에 대한 특정 도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신체 이미지로 가꾸려 노력한다. 현재 심리학에서 ‘자기(self)’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주제인데, 성격심리학에서는 자존감(self-esteem), 자기점검(self-monitoring), 자기표현(self-presentation),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 자기효능감(self-efficacy) 등으로 연구되었다.정상과 비정상, 성격장애, 그리고 긍정심리학의 탄생성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면접과 심리검사를 하며, 필요할 경우 행동관찰과 신경심리측정 등을 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성격검사는 질문지에 스스로 답변한 것을 평가하는 자기보고검사이다. 1943년 미네소타대학에서 처음 개발된 ‘다면적 인성검사(MMPI)’는 가장 신뢰성 있는 성격검사 방법이지만 정신질환 진단을 위한 도구로 개발되었기에 정신과 진료에서 주로 이용되고, 현재 대중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격검사는 1956년 마이어스와 브리그스 모녀가 발표한 ‘성격유형검사(MBTI)’이다(이후 여러 차례 개정되었다). MBTI는 4개의 성격차원인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에 대한 선호도를 평가하여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나타낸다. 그런데 MBTI에는 신뢰도와 타당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성격특질의 ‘5요인 모델’을 확립한 코스타와 맥크레가 1992년 발표한 ‘NEO 성격검사(NEO-PI-R)’가 현재 성격심리학 연구자들에 의해 많이 이용되고 있다(1978년 처음 개발한 이후 최종적으로 1992년에 개정된 것이다). 신경성, 외향성, 개방성, 원만성, 성실성을 측정하는 총 24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런데 성격에도 정상과 비정상이 있을까? ‘정상-비정상’이란 통계학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를 정상이라고 할지는 임의적인 합의에 의해서 결정된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진단통계편람인 《DSM-5》(2013)에서는 ‘성격장애’를 ‘내적 경험과 행동의 지속적 패턴이 자기가 속한 문화에서 현저하게 편향되어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인지·정동·대인관계·충동조절 등에서 관찰된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10개의 질환으로 분류했다. [A군] 편집성 성격장애, 조현성(정신분열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 [B군] 반사회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C군]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가 그것이다.그런데 ‘정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정상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라는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처럼, 1947년 미국국?냇ㅍ탄린퓻坪?창립된 이래 정신장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지난 100여 년 동안 비정상에 대한 심리학 연구는 정신의학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그런데 1998년 미국심리학회장으로 취임한 셀리그먼은 심리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심리학은 인간의 약점과 장애에 대한 학문만이 아니라 인간의 강점과 미덕에 대한 학문이기도 해야 한다. 진정한 치료는 손상된 것을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최선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드디어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 탄생한 것이다. 셀리그먼은 1975년 ‘학습된 무기력’ 이론을 발표하면서 우울증 전문가로서 명성을 얻었는데, 인간의 긍정적 측면과 행복에 대한 연구로 방향 전환을 하고 긍정심리학을 본격화했다. 셀리그먼 외에도 ‘몰입’의 연구자인 칙센트미하이, ‘행복’ 연구자 에드워드 디너, ‘미덕’ 연구자 크리스토퍼 피터슨 등이 긍정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했는데, 이들이 연구하는 분야는 긍정상태(positive state), 긍정특질(positive trait), 긍정조직(positive organization) 등이다. 긍정상태란 행복이나 사랑 등을 의미하고, 긍정특질은 긍정적인 성??행동양식.미덕.재능 등을 의미하며, 긍정조직이란 긍정적으로 기능하는 가족·학교·직장·사회조직 등을 의미한다. 셀리그먼은 피터슨과 함께 2000년에 VIA연구소(Values in Action Institute)를 설립했는데, 이들의 목표는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인 DSM과 같이 ‘좋은 성격’에 대한 진단 목록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04년에 6개의 덕목(지혜와 지식, 용기, 인간애, 정의, 절제, 초월성)으로 구성된 24개의 성격강점이 추출되었다. 이러한 긍정심리학의 발전은 2000년대 이후 ‘인성교육’이 강조되던 미국 사회의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리는데, 한국에서도 그 영향을 받아 2014년 인성교육을 법으로 의무화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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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강압과 포용 - 청년실업의 정석 four-ever
    • 권기홍 지음
    • 좋은땅
    • 2018-12-18

    - 강압과 포용, 청년실업의 정석 four-ever- 우리는 어떤 일을 하??행복한 삶을 꾸려야 하나 최근 성장과 소득을 두고 논란이 있는 시점에서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적기에 출간되었다. 책의 제목인 《강압과 포용》은 ‘성장과 소득’의 또 다른 이름이다.《강압과 포용》은 일의 조건, four-ever의 핵심가치로 ‘사랑과 포용’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일자리보다는 일을 사랑하세요. 그런 방법으로 일자리를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야 하나? 일자리에 매이지 말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은 서로 다르다. 일을 바로 이해하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비정규직도 최저임금도 없으며, 정년도 척박한 일도 없다. 이러한 일의 조건, four-ever이다. 오래 설레고, 오래 살고, 오래가야 하고, 오래 함께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 책은 불평등, 일자리 문제, 청년실업을 정치경제적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인문학적 관점에서도 바라보고 있다. 청년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최저임금인상의 단기충격, 자유와 혁신을 담은 청년일자리 대책의 6조건, 지방?旼〈報셈?청년지원정책, 정권교체의 변치 않는 시나리오에 관한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일을 이해하고 제대로 일자리를 찾게 하는 삶을 설계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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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같이 걸어도 나 혼자
    •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11-12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나’에게 바치는따뜻한 응원과 연대의 목소리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여성 서사지금 일본 여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소설가 데라치 하루나의 신간 『같이 걸어도 나 혼자』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2017년, 전 세계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한국의 미투 운동은 올해 8월로 200일을 맞는다.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일본에서는 2018년 2월 ‘위투 재팬(#WeToo Japan)’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젠더와 페미니즘에 대한 목소리가 활발하게 번지고 있다. 올 7월에는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들이 연대하여 트위터에서 한국과 일본 내 성차별을 고발하고, 혜화역 시위 등 중요한 사건에 서로 힘을 실어주기도 하였다. 데라치 하루나는 데뷔 이래 ‘여성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담아내고 있는 일본의 작가다. 그는 한국의 여성 운동에도 주목하여『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며 한국의 여성문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소설가 정세랑은 국경을 넘어 연대의 목소리를 전하는 작가의 등장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데라치 하루나의 작품이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어쩌면 자신의 소설이 ‘여성에게 진정한 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의 반문에서 쓰였을지도 모른다며, 세상이 강요하는 ‘보통 여자’라는 삶의 궤도에서 벗어난 두 여자의 이야기를 이 소설에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가족도 직장도 없이 삶을 살아가는 두 주인공에게 세상은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기준과 방향을 찾아가려는 이들에게 혹자는 “이봐요. 우리가 어디에서 살고 있죠? 세상이죠. 세상. 그러니 세상 평판도 중요하잖아요?”라고 비난의 말을 퍼붓는다. 모난 시선들 속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뜨거운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진정한 여성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이 소설을 반길 것이다. 세상의 ‘보통’이라 여겨지는 것들에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용기『같이 걸어도 나 혼자』에는 직업도, 가족도, 애인도 없는 꼭 닮은 처지의 두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난주부터 무직인 서른아홉 살 유미코와 내일부터 무직인 마흔한 살 카에데는 사회에 통용되는 ‘보통의 행복한 삶’에서 조금 궤도를 벗어난 삶을 살고 있다. 유미코는 남편과 별거 중이며 이혼을 하고 싶지만 남편이 실종되는 바람에 남편 찾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놓였다. 카에데는 ‘이 사람이다’ 싶은 짝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의 곁에 있는 건 성추행과 스토킹을 일삼는 직장 상사뿐이다.두 주인공은 구직 활동을 할 때마다 나이 많은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이 채용 거부를 당한다. 카에데는 직장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다른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쉬운 상대라는 분위기를 풍”긴 게 아니냐는 비난을 듣는다. 피해자의 입장에 있으면서도 혹시 상대가 착각할 만한 행동을 한 건 아닌지 스스로를 끊임없이 뒤돌아봐야 하는 카에데의 모습은 피해자에게, 사회적 약자에게 침묵하길 바라는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약자를 둘러싼 가시 돋친 말들은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원하는 것을 원한다고 외치고,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도 된다. 그럴 권리가 있다. 손에 넣지 못해 좌절하더라도 저 먼 하늘에 뜬 별을 올려다보면서 또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_옮긴이의 말유미코와 카에데는 작고 먼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두 주인공은 그저 옆에서 길을 함께 걸어주며 묵묵히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상대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때 적당한 만큼의 도움을 준다. 정세랑의 추천사처럼 “사회가 강요하는 틀에서 살짝 벗어나 걷는 두 여성의 연대에, 서로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필수 조건이 아니다”. 서로의 삶에 깊게 개입하지 않고도 가능한 연대. 유미코와 카에데는 그것이 가능한 일임을, 그것이 어떠한 프레임도 씌우지 않고 개인을 개인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일임을 깨닫게 한다. 그로 인해 그들은 오랫동안 묵혀왔던 말들을 꺼낼 용기를 비로소 갖게 된다. 나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당신의 말과 시선은 차별이고 혐오라고, 이대로 괜찮다고, 우리는 우리로서 충분하다고.“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당신이 나를 감정해줄 필요 없어요.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내가 정하니까.” _71쪽“도대체 왜 형편없는 남자의 성적 대상이 되는가 안 되는가에 따라 여자로서의 가치가 정해질까. 나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쫓아가서 쏘아붙이고 싶었다. 네가 더러운 눈으로 보든 말든 카에데 씨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고.” _84쪽“여자가 화장하고 옷을 예쁘게 입는 건 남자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지. 적어도 나는 그래요. 물론 남자에게 보여주려고 그럴 때도 있어. 그래도. 그래도 적어도 그 ?꼭微?댁은 아니야.” _240쪽조금씩, 자신만의 보폭을 찾아가는 우리들『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페미니즘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던져진 이 시대에 나이 들어가는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불평등과 불편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넘기며 자신의 안전하지 못한 오늘과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해본 적 있는 여성들은 이제 광장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을 보듬어주는 것은 가족도, 애인도, 국가도 아닌 그저 같은 처지의 여성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다. 소설의 두 주인공은 개인을 개인으로 존중하고 각자의 자립을 묵묵히 응원한다. 자신이 세상에 통용되는 ‘보통’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될 때, 단지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고 자신에게 의심이 들 때, 이 소설의 목소리는 당신이 단단히 땅을 딛고 일어설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여자라서가 아니야. 내가 이제 흔들리지 않는 거야.” _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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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걸 비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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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더 걸 비포
    • JP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11-12

    완벽한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당신은 어떤 것까지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놀랍도록 눈부시고 정교하다. 완벽한 심리스릴러! 리 차일드(소설가)★ 아마존 · 뉴욕 타임스 · 선데이 타임스 장기 베스트셀러 ★★ 전 세계 41개국 번역 · 출간 ★ ★론 하워드 감독 영화화 결정★ 여기 완벽하고 아름다운 집이 한 채 있다. 안전한 동네에 위치하고 보안도 철저하고 조명부터 샤워기 수온까지 집안 곳곳의 시설이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해 자동으로 조절되며 실내 인테리어는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듯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게다가 집세마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아무나 이 집에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세입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다란 신청서 양식을 작성해야 하고 서류가 통과되면 이 집의 건축가이자 집주인과 일대일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 그 과정을 모두 통과해 이 집에서 살 수 있게 된 후에도 지켜야 할 규칙과 하지 말아야 할 금지사항들이 가득하다. 러그나 양탄자 금지, 장식품 금지, 책도 금지, 언제 어느 때고 바닥에 물건이 어질러져 있어서는 안 되고, 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더 걸 비포』는 바로 이런 완벽하지만 많은 것을 감수해야만 살 수 있는 집, 원 폴게이트 ?뵈????배경으로 펼쳐지는 심리스릴러다. 이 책을 쓴 JP 덜레이니는 과거 다른 이름으로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썼던 작가로, 『더 걸 비포』는 작가가 JP 덜레이니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다. 201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앞부분의 원고만 공개되었음에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세계 각국에 계약되었고,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유니버셜 픽처스가 영화 판권을 구입하고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결정했다. 2017년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에는 “스펙터클하고 영리한 스릴러”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이 흘러넘친다”는 평을 들으며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자리를 오랫동안 지켰다.그곳의 고요함과 당당한 모습.그곳에서라면 내게 나쁜 일이 일어날 리 없어.소설은 과거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 살던 에마와 현재 이 집에 살고 있는 제인의 관점이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에마는 한밤중에 혼자 집에 있다 강도를 당한 후 그 충격으로 이사를 결정한다. 다른 어떤 조건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집을 보러 다니지만 빠듯한 예산에 맞으면서도 안전한 집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예산 범위에 있는 거의 모든 집을 다 돌아보았을 때쯤 에마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동산 중개인이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 대해 알려준다. 남자친구 사이먼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망설이지만, 새 출발을 하고 싶은 에마는 안전하고 근사한 이 집에서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면 정리정돈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며 이사를 강행한다.한편 제인 역시 에마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집이 간절하다. 제인은 얼마 전 아이를 사산했고 그 아이가 한순간도 머무르지 못한 아기방이 존재하는 현재의 집에서는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 제인의 사정을 알게 된 부동산 중개인은 제인에게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를 보여주고 제인은 그 공간에, 그리고 그 집을 건축한 집주인 에드워드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데 그곳에 살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누군가가 자꾸만 집 앞에 백합 한 다발을 두고 간다. 마침내 제인은 백합을 두고 가는 남자와 마주치고, 남자는 제인에게 이 꽃은 전에 이 집에 살던 에마를 위한 거라고, 에마는 이 집에서 살해됐다고 말한다. “먼저 그녀의 마음을 독으로 물들인 후 목숨을 빼앗았”다고. 에마의 존재를 알게 된 제인은 꽃을 두고 가는 남자, ?瑛見藍?주장처럼 에마가 정말 살해된 것인지, 아니면 경찰의 결론처럼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로 죽은 것인지 그 진실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제인은 자기도 모르게 에마와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에마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공포를 경험하기 시작한다.만약 우리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이우리 자신의 어두운 영혼 안에 존재한다면?“무의식적으로 심지어 의식 수준에서도 사람들은 결과를 다시 쓰고 싶어해요. 이전에 잘못되었던 결과를 완벽하게 완성하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그들은 새 관계에 과거와 똑같은 결함과 불완전함을 끌어들여서 결국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 관계를 파괴해버려요.” _본문에서프로이트는 반복강박이라는 개념을 통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실패와 고통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인간의 심리를 분석한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반복함으로써 오히려 상황과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더 걸 비포』의 등장인물들 역시 이 반복강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과거 에마와 집주인 에드워드??관계의 양상은 현재 제인과 에드워드의 관계에서 반복되고 제인은 그 반복을 알아차린 이후에도 에드워드와 자신은 더 나은 결말을 맞이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 바람과는 달리 제인의 삶에 자꾸만 에마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결국 제인이 에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며 서늘한 긴장감도 점점 극대화된다.작가 JP 덜레이니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더 완벽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을 달성하는 걸 도와줄 어떤 방식, 장소, 혹은 식습관이 존재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소설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지나치게 따를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에마와 제인은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서의 정돈되고 통제된 삶의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구현하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바꿔보려 한다. 하지만 “내면이 잡동사니로 뒤죽박죽이라면” 새로운 삶을 향한 욕구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 결과는 비극을 향할 수밖에 없다. ‘전에 살던 여자(the girl before)’ 에마가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과연 제인은 에마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에마와는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결말을 맞을 것인가. 마음 한구석에 완벽한 삶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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